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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아니라 감정을 찍고 싶었다

풍경이 아니라 감정을 찍고 싶었다

1. 카메라를 들었지만, 풍경은 피사체가 아니었다사진을 처음 찍을 땐‘예쁜 풍경’을 담고 싶었다.빛이 좋은 시간, 구성된 프레임, 배경의 대칭성.모든 것이 기준에 맞아야 만족스러웠다.하지만 언젠가부터그 프레임 안에 들어 있는 내 감정이 더 중요해졌다.바람이 불던 날의 쓸쓸함,붉은 하늘 아래 혼자 선 감정,낡은 의자에 앉아 잠시 머무른 마음의 온도.나는 풍경을 찍는 것이 아니라내 감정을 찍고 싶었다.내 안에서 스쳐가는 순간들을 기록하는 방식이카메라가 되었을 뿐이었다. 2. 카메라는 결국 나를 향하고 있었다누군가를 위한 장면을 찍는다는 건어떤 감정의 연출을 필요로 한다.하지만 혼자 폐허를 걷거나,고요한 골목을 지나며 찍은 영상은늘 나를 위한 장면이 되었다.거기에는 설명도 자막도 필요하지 않았다.그저 조용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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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5.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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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사람이 살았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나를 울렸다

그곳에 사람이 살았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나를 울렸다

1. 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삶의 잔향폐허를 처음 찾았을 땐 단지 ‘낡은 장소’라고 생각했다.기둥이 무너지고 창문이 깨진 공간은, 그저 시간이 만든 구조적 흔적 같았다.하지만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다 보면어느새 이곳에도 누군가 살았다는 사실이 느껴진다.아이의 키를 재던 문 틈,벽에 남은 사진 액자의 자국,주방 구석에 아직 남아 있는 찻잔 하나.그런 사소한 흔적들이 오히려사람이 떠났다는 사실보다, 한때 이곳에 살았다는 사실을 더 진하게 남긴다.그리고 바로 그 순간,나는 이상하게 울컥한다.그건 공감이나 슬픔이라기보다는어디서도 설명되지 않는 감정의 밀도 같은 것이었다. 2. 삶의 흔적은 무너져도, 감정은 남는다 한 집 안을 돌아보다가거실과 침실 사이의 좁은 복도를 지나는데벽 쪽에 걸렸던 시계가 멈춰 있었다.바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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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5.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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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계단 위에서 생각한, 시간과 나의 속도

낡은 계단 위에서 생각한, 시간과 나의 속도

1. 오래된 구조물 위에서 흐르는 건 나뿐이었다낡은 계단을 오르다 보면가끔은 발걸음보다 더 큰 감정이 따라오곤 한다.금이 간 콘크리트, 삐걱거리는 나무,부서진 난간을 붙잡고 올라가면서 나는 자주 생각했다.이 계단은 지금껏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속도를 견뎠을까.나는 지금 얼마나 바쁘게 오르고 있는 걸까.이 계단의 낡음 앞에서나는 문득 내 삶의 속도에 대해 자문하게 되었다.우리는 흔히 빨라야 한다고 생각한다.하지만 이 낡은 구조물은 말없이 나에게 속삭인다.“천천히 올라와도 괜찮다”고.그 말에, 나는 처음으로 숨을 고르게 된다. 2. 시간은 직선이 아니라 감정의 흐름이다빠르게 걷는다고시간이 덜 아픈 것은 아니다.느리게 간다고 해서게으른 것도 아니다.나는 이 계단 위에서시간이란 ‘수치’가 아니라 ‘감정의 흐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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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5.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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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가 말을 걸어올 때, 나는 비로소 멈췄다

고요가 말을 걸어올 때, 나는 비로소 멈췄다

1. 멈춘다는 건 가끔은 살아낸다는 뜻이다사람들은 늘 움직인다.무언가를 향해, 누군가를 위해, 자신으로부터 도망치듯 바쁘게 흘러간다.나 또한 한동안은 그런 속도 속에서 존재를 유지해 왔다.멈추면 흐름에서 밀릴까 봐,멈추면 쓸모없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두려웠다.하지만 어느 날,말 한 마디 없이 조용한 공간에 앉아 있던 순간이 있었다.그곳에서 들려온 건누군가의 말도, 나의 내면의 목소리도 아니었다.그건 ‘고요’였다.그리고 그 고요가 처음으로 나에게 말을 걸었다.“지금은 멈춰도 괜찮다”고. 2. 고요는 침묵이 아니다, 가장 솔직한 대화다고요하다는 건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아니다.오히려 너무 많은 것들이 있어더 이상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때 나타나는 상태다.나는 그 조용한 틈에서내 안에 있던 복잡한 생각들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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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5.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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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내가 가장 선명해졌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내가 가장 선명해졌다

1. 사람이 사라진 풍경 속에서 나를 마주하다우리는 대부분 ‘사람 많은 곳’을 기준으로 삶을 구성한다.말을 건네고, 눈을 마주치고, 반응을 주고받으며 존재를 확인한다.하지만 나는 어느 순간부터,사람이 없는 공간에서 오히려 나 자신이 또렷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예를 들어,오래된 폐공장 한쪽 벽에 비친 내 그림자,사람이 떠난 오래된 골목 끝에 혼자 서 있을 때나는 묘하게 내가 지금 여기에 ‘존재하고 있다’는 감각이 선명해졌다.누군가에게 보여지지 않아도,아무에게도 설명하지 않아도,그 조용한 장소가 나에게 말해주었다.“지금 이 순간, 너는 분명히 여기에 있다”고.그건 소음 없는 확신이었다. 2. 고요한 공간은 나를 숨기지 못하게 만든다혼자 남겨진 폐허나 아무도 없는 공원 벤치에 앉아 있으면처음엔 편안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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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5.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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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벽 앞에서, 나의 마음도 조금씩 내려앉았다

무너진 벽 앞에서, 나의 마음도 조금씩 내려앉았다

1. 낡은 것 앞에서 나는 더 작아졌다나는 무너진 벽을 볼 때마다 이상하게도 내 안의 말들이 줄어든다.크게 감탄하지도, 눈물을 흘리지도 않지만그저 마음 한편이 조용히 내려앉는 걸 느낀다.그 벽이 예전엔 무엇이었는지 모르지만,그 위에 얹힌 돌과 벽돌, 조용히 흘러가는 균열의 결들이내가 애써 감추고 있던 생각들을 천천히 끌어올린다.우리는 보통 무너진 것을 안타까워하거나,다시 세워야 할 대상으로만 생각한다.하지만 이상하게도 폐허는내게 ‘그냥 그렇게 두어도 된다’는 감정을 준다.무너지면 무너진 채,기울면 기운 채,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얼마나 드문 일인지나는 그 앞에 서서 깨닫게 된다. 2. 폐허는 때때로 나보다 더 정직하다한때 누군가의 집이었을지도 모를 무너진 공간을 지나며나는 그 안에 나 자신을 비추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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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5.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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